새 모델 발표를 언제부턴가 안 열어보고 있습니다
9월 1일에 Fable 5.1 이 나왔고, 다음 날 Gemini 3.8 Flash 가 나왔고, 그다음 날 GPT-6 Astra 가 나왔습니다. 사흘 연속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리해두려고 했습니다. 뭐가 나왔고 뭐가 달라졌고 어느 쪽으로 옮기는 게 나은지. 문서를 열고 목록을 만들다가 세 줄쯤에서 닫았습니다. 이걸 다 채워놔도 다음 주에 또 나올 텐데, 그때 이 문서는 뭐가 되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 글에는 9월 첫 주에 무엇이 나왔는지 정리한 표가 없습니다. 정리하고 싶어지는 마음 쪽을 보는 글입니다. 그리고 문서를 닫고 나서야 알았는데, 저는 이미 한참 전부터 안 따라가고 있었습니다. 그만두기로 정한 날이 없는데도 그렇게 돼 있었습니다. 따라가면 앞선다는 감각은 어디서 왔나 이 믿음에는 출처가 있습니다. 2023년에서 2024년 사이에는 실제로 그랬습니다. 그때는 새 모델이 나오면 못 하던 일이 됐습니다. 파일 하나를 통째로 못 넣던 것이 들어가게 되고, 대화가 열 번을 못 넘기던 것이 오십 번을 넘겨도 앞을 기억했습니다. 늦게 옮긴 사람은 그 몇 달 동안 실제로 못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새 게 나오면 바로 확인한다"는 습관은 그 시절에는 합리적인 투자였습니다. 문제는 그 시절 학습이 몸에 남아 있다는 겁니다. 새 모델 발표를 보면 "지금 안 옮기면 뒤처진다"는 감각이 먼저 옵니다. 감각이 틀린 게 아니라 그 감각이 만들어진 조건이 사라졌습니다. 지금은 새 모델이 나와도 못 하던 일이 갑자기 되지는 않습니다. 하던 일을 조금 더 잘합니다. 그 "조금 더"는 발표 자료를 읽어서는 확인이 안 됩니다. 벤치마크 점수는 남이 고른 문제로 잰 값이고, 제가 실제로 시키는 일과 겹치는 구간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안 알려줍니다. 그래서 확인하려면 제 작업으로 직접 돌려봐야 하는데, 제대로 하려면 반나절이 갑니다. 두 달 사이에 제가 알림으로 받은 발표만 여덟 번이었습니다. 여덟 번을 전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