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순자산 36%에 'AI'라는 이름을 붙였다. AI가 지우는 것도 직업이 아니라 계단의 첫 칸이다
오늘 오전, 두 숫자가 서로 반대쪽을 가리켰다 오늘 아침에 뉴스 두 개를 같은 화면에 띄워놓고 한참 봤다. 하나는 카카오가 회사를 둘로 쪼갠다는 소식이고, 다른 하나는 청년 취업자 수가 45개월 연속 줄었다는 통계다. 붙여놓은 이유는 단순했다. 기업이 AI를 이유로 몸을 바꾸는 장면과 그 몸에 들어갈 사람이 줄어드는 장면이 같은 원인에서 나온 건지 보고 싶었다. 절반만 맞았다. 그리고 확인하는 동안 찾지도 않았던 질문 하나가 따라붙어서 글이 끝까지 불편해졌다. 먼저 사실관계부터. 2026년 8월 21일 카카오 이사회가 인적분할을 결의했다. 신설법인 이름은 카카오AI, 존속법인 이름은 카카오X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 . 카카오AI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AI·광고·커머스를 묶는 "AI 코어 컴퍼니"를 자임했고 2030년까지 매출 6조 원 이상을 목표로 걸었다.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 2027년 1월 1일 분할 완료, 1월 27일 재상장이 예정된 일정이다. 같은 날 오전 10시 50분, 카카오 주가는 전날보다 13.18% 내린 3만 3,600원 까지 밀렸다. 종가는 7.49% 하락한 3만 5,800원이었다. 한쪽에서는 회사가 AI에 몸을 걸었다고 말하고, 다른 쪽에서는 그 발표를 듣고 주식을 던졌다. 이 어긋남이 며칠 전부터 머리에 걸려 있던 다른 숫자와 붙었다. 45개월. 15~29세 청년 취업자 수가 전년 같은 달보다 줄어든 연속 개월 수 다. 2026년 7월 한 달만 19만 1,000명이 줄었다. 기업은 AI를 이유로 몸을 바꾸고, 그 몸 안에서 청년이 들어갈 자리는 45개월 연속 줄고 있다. 이 글은 그 두 흐름이 같은 지점에서 만나는지를 따라간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답하기 싫은 질문을 붙여야 한다. 지금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노동시장에 들어오는 건 2040년 무렵이다. 그 아이에게 무슨 직업을 권해야 하나. 미리 말해두면, 나는 그 목록을 내놓지 못한다. 글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