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가 비개발자 친구에게 추천하는 무료 홈페이지 서비스 — 코드 없는 서비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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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이야기다. 친구 회사 홈페이지가 LG 데이콤 웹호스팅 위에서 돌아가고 있었다. WordPress로 직접 세팅한, 나름 잘 관리되던 사이트였다.

 

어느 날 데이콤이 웹호스팅 사업을 접겠다고 공지를 올렸다.

친구한테는 청천벽력이었다. 그동안 쌓아온 콘텐츠, 검색 순위, 고객 문의 경로가 한꺼번에 흔들렸다. 결국 가비아로 이전하긴 했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며칠을 매달렸다. DB 백업, DNS 변경, 워드프레스 이전 작업, SSL 인증서 재발급... 그걸 비개발자 혼자서 했다면 아마 그냥 사이트를 포기했을 거다.

그때 생각했다. 비개발자에게 자가 호스팅은 시한폭탄이다.

 

자가 호스팅이 비개발자한테 위험한 이유

 

오해하지 말자. 자가 호스팅 자체가 나쁜 게 아니다. 문제는 유지 관리다.

워드프레스를 직접 서버에 올리면 이런 일들이 생긴다:

  • 호스팅 업체가 서비스 종료하면 이전 작업을 직접 해야 한다
  • WordPress 업데이트를 안 하면 보안 구멍이 생긴다 (WordPress는 전체 웹사이트의 43%를 차지해서 공격 대상 1순위다)
  • 플러그인 충돌로 사이트가 하얀 화면만 보이는 "죽음의 화이트 스크린"이 어느 날 갑자기 뜬다
  • SSL 인증서 갱신을 까먹으면 브라우저가 "위험한 사이트"라고 경고를 뿜는다

이걸 비개발자가 혼자 감당하기는 어렵다. 감당한다 해도 그 시간에 다른 걸 해야 한다.

가비아 이전 이후에 친구한테 솔직하게 말했다. "다음에 문제 생기면 나도 장담 못 한다. 서비스형으로 바꿔라."

그 이후로 내가 추천한 게 WordPress.com이었다.

 


 

서비스형 vs 자가 호스팅, 뭐가 다른가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자가 호스팅(WordPress.org 방식): 서버라는 땅을 빌리고, 거기에 집을 직접 짓는다. 집 수리도 직접 한다.

서비스형(WordPress.com, Tistory 등): 이미 지어진 아파트에 입주한다. 관리는 건물주가 한다.

비개발자라면 대부분 두 번째가 맞다. 땅을 왜 직접 관리하나.

 


 

목적별 추천 서비스 한 눈에 보기

 

목적추천 서비스무료 플랜커스텀 도메인 (무료 플랜)
회사 소개 / 포트폴리오 WordPress.com ❌ (유료 플랜 필요)
한국 블로그 / 수익화 Tistory
글 위주 브랜딩 브런치 ❌ (브런치 도메인 고정)
사내 문서 / 간단한 소개 Google Sites
링크인바이오 / 랜딩 페이지 Carrd ❌ (유료 플랜 필요)
노션 쓰는 사람 Notion 공개 페이지
디자인 중시 / 스타트업 Framer ❌ (유료 플랜 필요)

커스텀 도메인(예: mycompany.com)이 필요하면 대부분 유료 플랜을 써야 한다. 무료로 쓰면 mysite.wordpress.com, myblog.tistory.com 같은 주소가 붙는다. 처음 시작할 땐 이게 크게 문제가 안 된다.

 


 

서비스별 상세 비교

 

WordPress.com — 회사 홈페이지에 가장 가깝다

 

친구 사이트를 이전할 때 최종적으로 권한 게 여기다.

WordPress.org(자가 호스팅)와 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는 사람이 많은데, WordPress.com은 완전히 서비스형이다. 설치할 게 없다. 가입하면 끝이다.

무료 플랜으로도:

  • 블로그 글 작성
  • 페이지 여러 개 (회사 소개, 연락처 등)
  • 기본 테마 적용
  • yoursite.wordpress.com 주소 제공

회사 홈페이지처럼 쓰고 싶다면 비즈니스 플랜(월 약 $25, 연결제 할인 있음)이 필요하다. 커스텀 도메인 연결과 플러그인 설치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처음 시작이라면 무료로 콘텐츠를 먼저 쌓고 나중에 업그레이드해도 충분하다.

이런 사람한테 추천: 회사 소개 페이지 + 블로그를 같이 운영하고 싶은 사람, 나중에 제대로 된 사이트로 키울 계획이 있는 사람.

주의할 점: 무료 플랜은 광고가 붙는다. 회사 공식 사이트 느낌을 내려면 최소 Personal 플랜 이상이 필요하다.

 


 

Tistory — 한국에서 블로그 수익화까지 생각한다면

 

Kakao가 운영하는 블로그 플랫폼이다. 무료 플랜에서 커스텀 도메인 연결이 된다는 게 다른 서비스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다.

카카오 계정만 있으면 가입 즉시 시작할 수 있다. 한국어 SEO에 유리하고, 애드센스 연동이 공식적으로 지원된다.

장점:

  • 완전 무료 + 커스텀 도메인 연결 가능
  • 구글 애드센스로 수익화 가능
  • 스킨(테마) 직접 꾸밀 수 있음 (HTML/CSS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 한국 검색엔진(다음, 카카오) 인덱싱에 유리

단점:

  • 회사 홈페이지용으로는 블로그 느낌이 너무 강함
  • 스킨이 WordPress만큼 다양하진 않음

이런 사람한테 추천: 정보성 글을 꾸준히 올리면서 부수입을 노리는 사람. "내 전문 분야를 블로그로 정리하고 싶다"는 사람.

 


 

브런치 — 글로 브랜딩하고 싶을 때

 

카카오가 운영하는 또 다른 플랫폼인데, Tistory와는 다른 포지션이다. 브런치는 "작가" 플랫폼이다. 에세이, 칼럼, 전문 글쓰기에 특화돼 있다.

가입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는데, 작가 신청 심사가 있다. 처음부터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장점:

  • 글 자체가 예쁘게 보인다. 글씨체, 여백, 레이아웃이 기본으로 잘 잡혀 있음
  • 카카오 생태계와 연동 (카카오스토리 등 공유 용이)
  • 브런치 자체 독자층이 있어서 초기 유입이 생길 수 있음

단점:

  • 커스텀 도메인 불가 (brunch.co.kr/@yourname 고정)
  • 광고 수익화 불가
  • 글 외의 커스텀 페이지(회사 소개, 포트폴리오 형태) 만들기 어려움

이런 사람한테 추천: 자신의 이름으로 전문성을 알리고 싶은 사람, 수익보다 독자와의 연결이 목적인 사람.

 


 

Google Sites — 가장 진입장벽이 낮다

 

구글 계정만 있으면 지금 당장 만들 수 있다. 드래그 앤 드롭으로 페이지를 구성한다. 글자 크기, 이미지, 텍스트 블록을 원하는 위치에 갖다 놓으면 된다.

구글 드라이브, 구글 캘린더, 유튜브 영상을 페이지에 바로 삽입할 수 있어서 사내 공유 페이지나 행사 안내 페이지 만들 때 특히 쓸모 있다.

장점:

  • 완전 무료, 용량 제한 없음 (구글 드라이브 용량 활용)
  • 배우는 데 30분이면 충분
  • 구글 워크스페이스 연동

단점:

  • 디자인이 평범하다. 세련된 느낌은 기대하기 어려움
  • 커스텀 도메인은 Google Workspace(유료) 계정이 있어야 연결 가능
  • 블로그 기능 없음 (글 목록, 태그, 카테고리 같은 게 없다)

이런 사람한테 추천: 회사 소개 / 팀 소개 / 행사 안내 용도로 빠르게 만들고 싶은 사람. 예쁜 것보다 정보 전달이 목적인 경우.

 


 

Carrd — 한 페이지짜리 사이트의 끝판왕

 

링크인바이오 대체제로 유명하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뉴스레터, 연락처 링크를 한 페이지에 모아두는 그 용도.

하지만 사용 범위가 그것보다 훨씬 넓다. 프리랜서 포트폴리오, 제품 소개 페이지, 이벤트 랜딩 페이지도 Carrd 하나로 깔끔하게 만들 수 있다.

무료 플랜은 yourname.carrd.co 주소로 사이트 3개까지 만들 수 있다. 커스텀 도메인은 연간 $19짜리 Pro 플랜이 필요한데, 유료 플랜 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장점:

  • 템플릿이 세련됐다. 무료임에도 결과물이 그럴듯해 보임
  • 제작 속도가 빠름. 1시간 안에 그럴듯한 페이지 완성 가능
  • 모바일 최적화가 기본

단점:

  • 단일 페이지가 기본. 블로그처럼 글을 계속 쌓아가는 구조엔 안 맞음
  • 무료 플랜엔 Carrd 로고가 붙음

이런 사람한테 추천: "내 링크 모음 페이지 하나만 있으면 된다"는 사람, 프리랜서나 1인 창업자가 간단한 소개 페이지 만들 때.

 


 

Notion 공개 페이지 — 이미 노션 쓰는 사람이라면

 

Notion에서 페이지 하나를 만들고 "웹에 공개"를 누르면 그게 웹사이트가 된다. 추가 설정이 없다. notion.site/yourpage 같은 주소가 생기고, 그 링크를 공유하면 누구나 볼 수 있다.

이걸 포트폴리오나 이력서 용도로 쓰는 사람들이 꽤 있다. 노션의 갤러리 뷰, 테이블 뷰, 임베드 기능을 그대로 쓸 수 있어서 생각보다 표현력이 있다.

단점은 딱 하나다. notion.site/복잡한숫자와문자 형태의 URL이 생긴다는 것. 이게 링크를 공유할 때 신뢰감을 깎는다.

이런 사람한테 추천: 이미 노션으로 일하는 사람, 별도 학습 없이 포트폴리오나 소개 페이지가 필요한 사람.

 


 

Framer — 디자인 퀄리티가 중요하다면

 

스타트업 랜딩 페이지, 디자이너 포트폴리오 쪽에서 많이 보이는 서비스다. 무료 플랜도 완성도가 높은 편이다.

AI 기능이 내장돼 있어서 "AI, 내 포트폴리오 페이지 만들어줘"라고 입력하면 초안을 뽑아준다. 비개발자 입장에서는 진입장벽이 낮아진 셈이다.

다만 무료 플랜에선 Framer 브랜딩이 붙고, 커스텀 도메인이 안 된다. 프로 플랜은 월 $15 정도다.

이런 사람한테 추천: 디자인이 핵심인 비즈니스(사진작가, 디자이너, 스타트업), 결과물이 시각적으로 세련돼 보여야 하는 경우.

 


 

결국 어떻게 고를까

 

서비스 선택 전에 이 세 가지만 먼저 정리해라.

1. 글을 계속 쌓을 건가, 아니면 페이지 몇 개면 충분한가?

  • 계속 쌓는다 → Tistory, 브런치, WordPress.com
  • 몇 페이지면 충분 → Carrd, Google Sites, Notion

2. 한국 독자가 주 타겟인가?

  • 그렇다 → Tistory, 브런치
  • 아니다 → WordPress.com, Framer, Carrd

3. 나중에 커스텀 도메인이 필요한가?

  • 필요하다, 무료로 → Tistory
  • 필요하다, 소액 지불 가능 → Carrd Pro, WordPress.com Personal
  • 지금 당장 불필요 → 나머지 전부

 


 

친구 회사 사이트는 결국 WordPress.com으로 옮겼다. 데이콤 같은 사태가 반복돼도 이젠 걱정 없다. WordPress.com이 서비스를 종료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고, 설령 그런 일이 생겨도 내보내기(export) 기능이 있어서 데이터는 지킬 수 있다.

"무료니까 언젠가 서비스 종료되는 거 아니야?"라고 묻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 서비스들은 수억 명 단위 사용자를 가진 플랫폼이다. 무명의 단독 호스팅 업체보다 오히려 안전하다.

 


 

다음 편에서는 AI로 만든 사이트를 실제로 무료 배포하는 방법을 다룬다. 바이브코딩으로 뭔가를 만들어봤는데 "이걸 어떻게 올리지?"라는 사람이라면 그쪽을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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