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AI 개발, 도메인 지식 없이 시작하면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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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ude API 붙이고 사주 풀이 돌렸을 때 결과가 나왔다. 그럴듯해 보였다. 문제는 내가 그게 맞는지 틀린지 판단할 수 없었다는 거다.

도메인 지식이 없으면 AI 출력물을 검증할 기준이 없다. 결과가 맞는지 확인하려면 직접 찍어먹어봐야 한다. 근데 사주를 모르는 사람이 사주 풀이를 검증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처음에 내가 한 방식

천간지지 계산 로직은 그냥 Claude한테 넘겼다. "이 생년월일로 사주팔자 뽑아줘" — 결과가 나왔고, 형식도 맞아 보였다. 그래서 그냥 믿었다.

첫 번째 의심이 든 건 같은 입력을 여러 번 돌렸을 때였다. 미묘하게 다른 결과가 나왔다. 어디가 틀린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사주를 모르니까.

이게 핵심 문제다. AI는 자신 있게 틀린다. 도메인 지식 없이 AI 출력을 믿으면, 틀린 결과를 자신 있게 서비스하게 된다.


결국 내가 한 것

사주 책 샀다. 천간지지부터 직접 공부했다.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 외웠다. 오행 상생상극 관계, 십성 계산법도 직접 이해했다.

그리고 나서 전문가한테 내 계산 결과를 검증받았다. 이 과정에서 Claude가 틀리게 계산하던 부분이 몇 군데 나왔다. 도메인 지식이 생기고 나서야 보이기 시작한 것들이었다.


개발자한테 사주 도메인이 어려운 이유

사주는 규칙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예외와 해석이 많다. 천간지지 계산 자체는 수학적으로 명확하다. 그런데 그 결과를 "풀이"하는 단계에서 유파마다 다르고, 전문가마다 다르다.

AI한테 이 모호함을 통째로 넘기면 — AI는 모호함을 그럴듯하게 채운다. 틀려도 자신 있게.

계산 레이어와 해석 레이어를 분리해서 생각했어야 했는데, 처음엔 그 구분 자체를 몰랐다.


실제로 바뀐 것

도메인 공부 후 개발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천간지지 계산은 직접 구현했다. 수식이 명확하니까 AI한테 맡길 이유가 없었다. AI는 그 계산 결과를 받아서 "해석"하는 역할만 담당하게 됐다.

역할이 명확해지니까 검증도 가능해졌다. 계산 결과는 단위 테스트로 잡고, 해석 품질은 전문가 피드백으로 개선했다.


다음 글은 그렇게 설계를 바꿨는데, 그게 또 2주 만에 갈아엎어진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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