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에 "바이브 코딩으로 앱 만들었어요" 자랑글, 개발자 입장에서 솔직히 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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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다.

틀렸다는 게 아니다. 진짜로 만든 거 맞다. 근데 개발자 눈에는 그게 귀엽다. 왜 그런지 설명한다.


"제 아이디어로 만든 앱입니다"의 진실

커뮤니티 자랑글의 전형적인 패턴:

"저 코딩 하나도 모르는데 Claude한테 말로 설명했더니 앱이 나왔어요. 제가 깊이 고민해서 기획했고, AI가 구현해줬어요. 제 서비스입니다."

여기서 "제가 깊이 고민해서 기획"한 부분. 그게 얼마나 독창적인지가 핵심이다.

로그인 기능, 게시판, 댓글, 좋아요, 알림. 이거 Claude한테 "SNS 만들어줘"라고 하면 나온다. "쇼핑몰 만들어줘"도 나온다. "예약 시스템 만들어줘"도 나온다.

AI가 구현한 거라는 말은, 같은 말 하면 누구든 똑같이 나온다는 뜻이다.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아도, 구현이 AI라면 그 아이디어를 본 사람이 하루 만에 복제할 수 있다. 특허가 있는 게 아니라면.


개발자가 하루 만에 복제하는 방법

솔직하게 말한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바이브 코딩 결과물을 보면 대부분 이렇게 생겼다:

  • Next.js 또는 React 기반 웹앱
  • Supabase나 Firebase로 DB 연결
  • Tailwind로 스타일링
  • Vercel이나 Netlify 무료 배포

이 스택 조합, 개발자라면 눈 감고도 안다. 캡처 하나 보고 "아 이거네" 하고 Claude Code나 Cursor로 프롬프트 몇 개 넣으면 하루도 안 걸린다.

비개발자가 2주 동안 AI랑 씨름해서 만든 걸 개발자는 3시간에 더 잘 만든다. 이게 냉정한 현실이다.


진짜 해자(Moat)가 뭔지 모른다

스타트업에서 쓰는 말로 "해자(Moat)"라는 게 있다. 경쟁자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진입 장벽.

바이브 코딩으로 만든 앱의 해자는 뭔가?

  • 기술? → AI가 만들었으니 누구나 복제 가능
  • 디자인? → AI가 만들었으니 비슷하게 나옴
  • 아이디어? → 공개한 순간 해자 아님

진짜 해자는 다른 데 있다:

사용자 — 이미 쓰는 사람이 있고, 그들이 이탈 안 하면 데이터 — 쌓인 데이터가 많을수록 서비스가 좋아지면 신뢰 — 브랜드나 커뮤니티가 형성됐으면 운영 — 경쟁자보다 빠르게 개선하고 대응하면

전부 앱 만든 이후의 얘기다. 커뮤니티 자랑글은 대부분 앱 완성 시점에서 끝난다. 그 뒤가 진짜 게임인데.


빙산의 수면 위만 보는 것

바이브 코딩 자랑글이 보여주는 것:

 
 
[앱 완성 화면 캡처]
"드디어 만들었어요!"

보여주지 않는 것:

 
 
배포 — 도메인 샀는데 DNS 설정 어떻게?
서버비 — 사용자 100명 넘으면 무료 플랜 초과
보안 — SQL 인젝션, 인증 토큰 만료 처리
모바일 — iPhone에서 레이아웃 깨짐
마케팅 — 아무도 모름. 일 방문자 3명
운영 — 버그 신고 왔는데 어디서 난 건지 모름
수익화 — AdSense 심사 반려, 유료 전환 0%
멘탈 — "내가 왜 이걸 시작했지"

개발자들이 사이드 프로젝트 접는 이유가 저 목록 어딘가에 있다. 경력자도 저 중에 하나씩은 막힌다.


그럼 자랑글이 나쁜 건가

아니다. 오해하지 마라.

만든 거 맞고, 배운 것도 맞다. 코딩 몰랐던 사람이 AI랑 씨름해서 뭔가 돌아가는 걸 만들었다는 건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경험이다.

문제는 그걸 보고 "나도 저거 만들면 수익 나겠다"로 이어지는 해석이다.

앱 만든 거랑 앱으로 돈 버는 거 사이에 아무도 얘기 안 해주는 구간이 있다. 그 구간이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사라지는 곳이다.


바이브 코딩으로 실제로 의미 있으려면

딱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앱 완성이 목표면 의미 없다. 사용자가 목표여야 한다.

앱 만들기 전에 이 질문 먼저:

  • 실제로 쓸 사람이 있나? 그 사람한테 물어봤나?
  • 비슷한 게 이미 있는데 내 게 왜 더 나은가?
  • 6개월 뒤에도 운영할 의지가 있나?

이 세 가지 답이 있으면 바이브 코딩은 좋은 도구다. 답 없이 만들면 포트폴리오용 캡처 하나 남는다.

그것도 나쁜 건 아니다. 근데 그걸 수익화라고 부르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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